[전시] 전수민 초대전 ‘일월몽유도 (日月夢遊圖) 2019’
[전시] 전수민 초대전 ‘일월몽유도 (日月夢遊圖) 2019’
  • 미래저널
  • 승인 2019.07.0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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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이 있는, 어디선가 본 것 같지만 어디에도 없는 풍경
▲우주의 나비, 85x125cm, 한지에 구채옻칠, 2018
▲우주의 나비, 85x125cm, 한지에 구채옻칠, 2018

“한지에 옻칠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화는 칠한다고 하지 않고 색을 올린다고 말한다. 덧칠을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색을 올리고 스미기를 기다린다. 작품의 앞면뿐만 아니라 뒷면도 작업하는데, 그래서 보다 한국적인 빛깔이 만들어진다. 바로 푸르스름한데도 붉은 기운이 감돌거나, 누르스름한데도 먹빛이 그 예이다. 옛날, 가난했지만 슬기로운 한국의 선조들은 몇 장을 겹쳐 바른 한지로 갑옷을 만들기도 했는데, 거기에 옻칠까지 입히면 화살도 뚫지 못했다고 한다.”

전수민 초대전 ‘일월몽유도 (日月夢遊圖) 2019’가 내달 31일까지 부산 부산진구 중앙대로 666번길 50 더샵 센트럴스타 E동 1층 정준호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적 이상세계를 탐닉하며 가장 한국적인 소재와 이상향을 그리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꿈에서 본 듯한 '일월산수도(日月山水圖)'를 잘 그리는 전수민 작가의 한국화 50여 점을 전시 중이다.

관람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무료관람) 화요일은 쉰다. 051-943-1004.

▲일월몽유도-문섬, 35x35cm, 한지에 옻칠(Korea Painting on Han-ji), 2019
▲일월몽유도-문섬, 35x35cm, 한지에 옻칠(Korea Painting on Han-ji), 2019

◇ 작가노트

나는 '한국의 그림'이라는 말 대신 '우리 그림'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우리'라는 말은 참 정겹지 않은가. 우리 엄마, 우리 집, 우리나라 등.. 그런 우리 고유의 정서를 우리 종이와 우리 재료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 종이 중에서도, 그 수명이 천 년 이상 가는, 지금은 구하기도 쉽지 않은 한지를 선택해 사용하는데, 색과 정성을 고스란히 스미게 하고 켜켜이 쌓이게 하는 우리 종이만의 유일한 특색 때문이다. '정'이 많고, '한'이 많은 우리만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어디에선가 본 것 같지만 어느 곳에도 없는 풍경'을 표현해왔다. 그러다가 2014년도부터는 '해와 달이 있는 풍경화'를 주로 작업했는데, 해와 달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늘 그 자리에 있는 존재이고, 누구에게나 공평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가장 친근하고도 신비로운 요소라고 생각했다. 또한 작은 동물들은 우리 옛 민화에도 자주 등장해왔는데, 우리 선조들은 늘 사람을 위하는 뜻을 담아 그림을 그렸다.

나비와 함께 그려지면 아주 길한 변화를 상징한다고 한다. ‘우주의 나비’란 그런 우리그림의 일환으로 표현됐다. 나비는 원래 집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나비의 집은 나비의 몸을 두는 세상 전부이고, 우주이고, 또한 달이고, 해가 아닐까 생각하여 작업했다. 그리고 ‘일월몽유도-아홉 개의 달’은 민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소망과 바램이 담겨있는 아홉 가지의 세상이 들어있다.

작은 요정은 한 아이가 태어나 꺄르르 웃을 때 함께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아이가 크면서 요정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되면, 그 순간 요정은 떨어져서 죽게 된다. 우리가 믿지 않음으로 인해 사라지는 것은 비단 요정만이 아닐 것이다. 아마 전지전능한 신도 그러하지 않을까. 그 어떤 위대한 신도 내가 믿어야 비로소 존재한다. 내가 신을 버리면 더 이상 그 어떤 회생도, 자비도 없다. 나의 삶은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구제받지 못한다. 하지만 어떤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래서 그 어느 것도 될 수 있다.

내 요정들은 저 너머 세계의 문을 기린과 사슴과 고래의 모습으로 지키고 있다. 풀 한 포기도 소중에서 땅에 발을 디디지 않고 이슬만 마시면서. 내가 믿는 세계는 그러하다. 가만히 그 모든 것을 헤아리고 영원히 죽지 않고 다음을 약속할 수 있다.

▲전수민 작가
▲전수민 작가

◇ 전수민은?

전수민(田秀敏, Jeon Soo Min)은 어디선가 본 것 같지만 그 어디에도 없는 풍경을 그린다. 전통한지와 우리 재료를 이용해 우리 정서와 미지의 세계를 표현하는 한국화가다.

한국은 물론 미국 워싱턴DC 한국문화원, 프랑스 아리랑갤러리, 이탈리아 베네치아 레지던스, 중국 LOTI X HUMMI 디자인 박물관의 초대전을 비롯한 17회의 개인전 그리고 일본 나가사키현 미술관, 뉴욕 등의 단체전 90여 회, 각종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아직 듣지 못한 풍경>(2012), <일월산수도>(2013), <일월산수도-피어나다>(2014), <일월연화도>(2015)(2016), <일월부신도>(2017), 명감 <일월초충도>(2018), <일월모란도>(2018), <일월몸유도>(2019) 등이 있다.

현재 화천소도마을 대안학교 ‘신농학당’의 교장으로도 근무하고 있다. 또한 그림 수필집 <이토록 환해서 그리운>(2016)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2017)을 출간했다.

2018년 6월부터 경향신문에 매주 칼럼을 기고중이다./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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