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뉴노멀]①재택근무 확산에 담배 소비 20%↑…"보루째 피운다"
[코로나 뉴노멀]①재택근무 확산에 담배 소비 20%↑…"보루째 피운다"
  • 미래저널
  • 승인 2020.04.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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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두 달 넘게 이어진 '코로나 공포'가 전세계인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 소비자들은 마트와 백화점 대신 온라인몰과 편의점으로 몰렸다. 수요는 온라인으로 쏠렸고, 소비자는 대형마트가 아닌 편의점에서 장을 보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회의는 물론 회식도 자취를 감췄다. <뉴스1>은 코로나19로 급부상하고 있는 '뉴노멀'을 들여다 봤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조현기 기자 = # "하루 1갑씩은 더 피우는 것 같아요. 눈치 볼 일도 없으니까요. 또 재택근무가 은근 스트레스가 쌓이거든요"

한 달째 재택근무 중인 박모씨(31)는 최근 흡연량이 두 배나 늘었다. 하루종일 집에 박혀있으니 틈만 나면 담배에 손이 갔다. 아예 책상 위에 궐련형 담배를 보루째 올려두고 피우는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흡연율이 급증하고 있다. 남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끽연 자유도'가 유례 없이 높아져서다.

6일 뉴스1이 서울과 경기도, 부산 소재 편의점 30곳을 취재한 결과 2~3월 담배 판매량이 평균 20%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소비는 도심보다는 주택가에서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1인 가구가 밀집한 오피스텔·원룸촌 인근 편의점은 담배 판매량이 최대 30% 증가했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43)는 "2월부터 담배가 평소보다 눈에 띄게 많이 팔리고 있다"며 "판매량으로 보면 30% 정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서울 신촌 대학가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A씨도 "아예 보루 단위로 담배를 사 가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비교적 담배 연기와 냄새가 적은 '전자담배'는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담배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을 기점으로 국내 담배 시장에서 전자담배 점유율은 13.1%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전자담배 점유율이 궐련형, 액상형 등 모든 종류를 합쳐 11.1%였던 점을 고려하면 '역대 최고치'다.

경기도 군포와 안양에서 편의점 두 곳을 운영 중인 홍모씨는 "최근 담배 판매량이 상당히 늘었는데, 대부분 전자담배에 집중됐다"며 "1월까지만 하더라도 전체 담배 중 전자담배 점유율이 10% 미만이었지만, 2월부터는 30%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담배 판매량이 껑충 뛰면서 담배공장도 바빠졌다. 한 담배생산업체 관계자는 "2월부터 담배 제조사의 발주량이 확 늘었다"며 "하루 2시간씩 추가 생산 중"이라고 귀띔했다.

흡연율이 갑자기 뛴 최대 이유는 '코로나19'에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따라 재택근무와 대학교 개학 연기가 장기화하면서 '흡연의 자유'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도 담배에 손이 가게 만드는 원인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B씨(34)는 "재택근무에 들어가면 '코로나19에 걸려서 물의를 일으키면 안 된다'는 암묵적인 압박감을 느끼기 마련이다"라며 "회사와 상사로부터 수시로 걸려오는 연락을 받아야 하는 것도 상당한 고통"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집에 혼자 있기 때문에 담배를 더 피우는 것도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담배를 피우니까 흡연량이 늘어난 것도 같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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