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뒷광고' 난리인데…9년 전 '네이버 파워블로그 사태' 데자뷔
'유튜브 뒷광고' 난리인데…9년 전 '네이버 파워블로그 사태' 데자뷔
  • 미래저널
  • 승인 2020.08.19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튜브 화면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유명 유튜버들이 이른바 '뒷광고'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는 것을 두고 "9년 전 '네이버 파워 블로그 사태'의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시 급부상한 1인 미디어 시장에서 뭇매를 맞았던 '인플루언서'(인터넷상 영향력이 큰 사람)의 광고 문제가 플랫폼만 바뀐 채 그대로 반복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10년 가량의 시간동안 논란이 된 플랫폼만 '네이버'에서 구글이 주인인 글로벌 사업자 '유튜브'로 바뀐 셈이다.

◇그때는 '네이버 파워블로그가 난리'

네이버 파워블로그 사태는 2011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원 130만명을 보유한 네이버의 한 파워블로거가 안정성 논란이 있는 다기능 살균 세척기 3000여대의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2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파워블로거의 직·간접적인 상품판매를 관리·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해당 파워블로거를 포함해 공동구매 알선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도 이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4명 파워블로거에 대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했다.

국세청도 공정위 조사와 별개로 당시 수수료나 '뒷돈'을 받고 공동구매를 진행한 파워블로거들의 소득신고 누락과 탈세 혐의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상당액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TV·신문 등 전통매체가 주요 광고 통로였던 당시 파워블로그의 광고성 게시물에 관한 문제는 특이 사례로 치부돼 법률 개정 등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특수성 영향이 컸다.

결국 1인 미디어 '대세'가 유튜브로 넘어오니 이제는 유튜브 뒷광고가 논란의 중심에 섰을 뿐 네이버 블로그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른 SNS에서도 협찬임을 밝히지 않은 채 제품 리뷰를 올리는 '뒷광고'가 만연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 1인 미디어 명성…'블로그→인스타그램→유튜브' 대세만 바뀔 뿐

실제 달라진 미디어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 현행법으로는 인플루언서에 대한 책임을 직접 묻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일단 공정위 소관인 표시광고법상 사업자가 아닌 개인 인플루언서는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 규제 대상이 아니다. 보통 사업자는 광고주를 말한다.

앞서 2011년 공정위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파워블로거에게도 표시광고법이 아닌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고, 이후에도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제재를 받은 블로거는 없었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기존 방송시장을 갉아먹고 있지만 유튜브는 '방송'이 아니라 인플루언서는 '방송법' 규제를 받지 않는다. 판매 수익이 인플루언서가 아닌 광고를 의뢰한 사업자에게 돌아가는 경우엔 사기죄를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네이버 파워블로그 사태 때부터 10년 가까이 지나도록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부작용도 함께 커졌지만 법적 사각지대에 놓였던 셈이다.

그동안 인플루언서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무대만 '블로그→인스타그램→유튜브'로 급변했다. 해당 기업은 네이버에서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사업자로 바뀌었다. 당국의 실질적 규제권한은 국내 기업에 더 민감하게 작용한다. 국내 기업은 여론에도 예민할 수밖에 없다. 반면 페이스북, 구글 등 본사가 미국에 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1년 이후로 심사 지침은 몇 차례 개정됐으나 큰 틀이 바뀐 게 아니라 사례들이 추가된 정도"라며 "미디어가 새롭게 생겨나면서 뒷광고 문제를 인지하는 인플루언서도 있으나 인지 못한 이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tzuyang쯔양' 방송 화면 갈무리 © 뉴스1

 

 


◇ 공정위, 9월 1일부터 '뒷광고' 규제 강화

최근 논란이 커지자 공정위는 내달 1일부터 표시광고법상 부당한 표시·광고를 심사할 때 적용하는 구체적 기준안을 담은 심사 지침 개정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개정에 따르면 인플루언서들은 협찬 사실을 제목 또는 시작 부분과 끝부분에 삽입하고, 광고에 해당하는 부분이 재생되는 동안 '유료 광고'라는 배너를 달아야 하는 등 경제적 이해관계 여부를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알기 쉬운 언어로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또 부당 광고를 한 사업자에게 관련 매출액이나 수입액의 2% 이하 또는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 조치까지 이뤄질 경우엔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국회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두관·전용기 의원은 지난 11일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 규제 대상에 인플루언서를 포함하고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표시광고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과거 제재가 신유형 일탈에 대해 일회성 경종을 울린 것이었다면 현재는 일반적 법 집행 대상으로 본다는 차이가 있다"며 "일망타진해야 한다는 차원은 아니고 일단 지침을 선언하고 추이를 보겠다"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규제기관이 함께 움직여야 자정 효과가 나타난다"며 "이와 함께 인플루언서들이 관련 교육과 캠페인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전달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